선조들의 지혜…‘해양수산 전통지식’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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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7-06-14 08:10본문
해양수산부는 우리 고유의 해양수산 유전자원 관련 전통지식을 수집하고 지식의 관리·활용방안을 담은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올해 6월부터 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조사 사업에 착수한다고 12일 밝혔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소화가 안 될 때는 해초인 ‘톳’을 먹어 속을 다스렸으며 민어 부레를 끓여 만든 풀로 국궁을 제작하는 등 해양수산 생명자원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 왔다.
톳에 풍부한 다당류 식이섬유인 알긴산은 소화기능을 향상시키고 변비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 민어 부레풀은 야외에서의 습도와 온도 변화에 크게 영향받지 않으면서도 쇠와 나무와 같은 이질적인 소재를 서로 단단히 접착시키는 데 알맞은 성질을 지녔다.
이러한 유전자원 관련 전통지식은 그동안 각 지역의 생활문화 특성에 맞춰 공유 및 전승돼 왔다. 전통지식 사용을 통해 얻는 경제적 이익에 관해 고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발효된 나고야의정서에서 생물유전자원 뿐 아니라 유전자원에 대한 전통지식으로부터 얻는 이익도 제공국과 이용국이 공유하도록 하는 규정을 둠으로써 주요국들이 이 분야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호를 강화하는 추세다.
해수부는 작년 12월 ‘해양수산생명자원법’을 개정해 유전자원 관련 전통지식 보존 및 관리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근거해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함께 올해 6월부터 해양수산 전통지식 조사사업에 착수한다.
우선 올해에는 습지보호구역 등 생명자원이 풍부한 지역에 위치한 충남지역 어촌마을과 유인도서를 대상으로 시범 조사를 실시하고 내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전국 단위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해양생물 다양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국토 면적의 4.5배에 달하는 해양 영토를 보유하고 있어 활용할 수 있는 해양수산 생명자원의 범위가 매우 넓다.
예로부터 축적돼 온 우리의 해양수산 전통지식을 활용한다면 최근 의약품·건강식품·화장품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쓰이고 있는 해양수산 생명산업 소재를 발굴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한 해수부 해양수산생명자원윤과장은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해양수산 전통지식을 체계적으로 조사·발굴해 해양문화 교육 자료로 활용하는 한편, 우리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산업 소재를 발굴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판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