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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헌법 불합치에 따라 피임 교육과 실천 더 중요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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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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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이충훈)가 4월 11일 발표된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나라 형법은 예외 사유 없이 낙태를 전면 금지해 왔으며, 낙태 허용 사유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따라서 낙태죄 관련 법 조항은 여성의 건강권을 침범하는 것은 물론, 
불가피한 선택을 하는 여성을 도운 의사에게도 과중한 처벌을 해 왔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이번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정부가 인공임신중절을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규정한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 법령을 폐기하고, 
여성의 건강권 보호 차원에서 합리적인 후속 입법도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관련 규정이 형법에 제정된 후 66년 만에 7대 2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다만 낙태죄 규정을 곧바로 폐지해 낙태를 전면 허용할 경우 사회적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보고 일정 기간 유예를 두어 관련 법 조항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따라서 연말까지는 낙태죄로 처벌하는 형법이 유효하지만 12월 31일까지 낙태죄 관련 법 조항의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낙태죄 규정은 전면 폐지된다. 

그런데 이번 헌재 결정과 관련하여 여성의 건강권과 동시에 태아의 생명권도 보호하기 위해 더욱 중요해진 것이 있다. 바로 피임이다. 
태아와 산모가 위험한 질병처럼 인공임신중절을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계획하지 않았던 아기가 생기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공임신중절 관련 가장 최근 실태조사인 보건사회연구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7년 인공임신 중절률(1000명당 임신중절 건수)은 4.8%로, 인공 임신 중절은 2017년 한 해 약 5만건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 수치는 2005년 조사에 비해 85% 줄어든 수치이지만 성 경험이 있는 여성 약 10명 중 1명, 임신한 여성 5명 중 1명꼴로 인공 임신중 절을 경험한 셈이다. 
피임 실천은 콘돔 사용이 2011년 37.5%에서 2018년 74.2%로 2배가량 증가했고, 경구피임약 복용은 2011년 7.4%에서 2018년 18.9%로 증가했다. 

그러나 인공 임신 중절 경험자는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임신중절 당시 콘돔, 자궁 내 장치 등의 피임을 사용한 비율은 12.7%에 불과했고, 
질외사정법·월경주기법처럼 불완전한 피임 방법이 47.1%, 응급피임약 복용을 포함해 아예 피임하지 않은 비율이 40.2%로 나타났다. 피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절반 가량이 ‘임신이 쉽게 될 것 같지 않아서’라고 응답했으며,
 ‘피임 도구를 준비하지 못해서’ 18.9%, ‘파트너가 피임을 원치 않아서’ 16.7%, ‘피임방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서’ 12% 순으로 나타났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변재광 위원은 “아직도 피임 관련 교육이나 피임 실천 의지가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결과”라고 말했다. 

남성의 피임 방법은 콘돔이 유일한 피임방법이지만, 여성이 선택 가능한 피임 방법은 약국에서 살 수 있는 경구용 피임약, 산부인과에서 처방받는 전문의약품 피임약, 3~5년간 피임이 유지되는 자궁 내 피임장치, 피하 삽입 피임장치, 주사용 피임 등 다양한 피임방법이 있다. 

따라서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건강권을 동시에 보호하려면 성생활이 시작되기 전인 청소년 시기에 건전한 성 의식과 피임 방법 등에 대해 연령대에 맞게 구체적으로 교육하고, 성인 여성도 연령과 결혼, 임신 등 생애주기에 가장 적합한 피임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산부인과 전문의와 정기적으로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변재광 위원은 “산부인과 방문이 어렵다면 마이보라처럼 약국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3세대 일반 피임약 정도라면 피임약을 처음 복용하는 여성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복용 방법도 생리 시작 첫날부터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하루 한 알씩 먹으면 되므로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피임 생리 자궁경부암 예방 공익캠페인으로 네이버 지식인에서 10만여건의 산부인과의사의 무료 상담을 해오고 있다.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서 10년째 진행 중인 ‘산부인과 전문의가 학교로 찾아가는 성교육’의 일환으로 정호진 전 부회장(베일러이화산부인과)이 4월에는 성남시 늘푸른고등학교에서 1~2학년 대상으로 강의했으며, 5월에는 성남시 숭신여고 1~3학년 846명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할 예정이다.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 이후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는 여고를 중심으로 성교육 요청이 계속 접수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계획하지 않은 임신 예방을 위해 지속적으로 학교 성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며, 성교육 재능기부를 희망하는 중고등학교 및 대학교들의 신청을 연중 접수하고 있다.이창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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